사업총괄 이옥정/기획 및 모금 백재희, 엄상미/후원 김수환 추기경 외

이 건립 사업의 동기는 장기쉼터를 마련하고자 하는 이옥정 대표의 오랜 바람에서 출발되었다. 그동안 현장에서 수많은 여성들의 현실을 보며 더욱 다양한 형태의 주거 공동체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런 바람은 이옥정 대표로 하여금 한 푼 두 푼 기꺼이 박봉의 월급을 차곡차곡 모아 나가게 했으며, 오랜 세월이 지나 그는 작은 땅을 구입하였다. 하지만 땅만으로는 집이 되지 않는 법, 두 명의 활동가가 결합함으로써 건립에 필요한 기금을 모금하기 시작했다.

남들이 다 돈이 안 될 거라 말렸던 일일주점을 통해 사천오백여 만원을 모금했고, 이 돈은 건립기금의 ‘씨앗돈’이 되었다. 더욱 본격적으로 이뤄진 모금활동은 기금을 마련한다는 의미 외에도 장기쉼터의 필요성과 의의를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며 공감대를 형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2002년에 완공되어 개원하였다.

* 장기쉼터 건립에 도움주신 여러 개인, 기관, 단체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여느 사람들과 마찬가지겠지만, 성매매 현장에서 벗어난 여성들은 해소되지 못했던 ‘화’가 있다. 따라서 분노 표출의 기술을 습득하지 못했기에 발생할 수 있는 상황들을 곳곳에서 겪기도 한다. 서로간의 행동양식이 부딪쳐 서로의 관계에 긴장감을 형성하거나, 극단적인 경우 불화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 훈련과정을 통하여 참여자들 스스로 왜곡된 분노를 돌아보고, 자신과 사회에 대해 지니고 있는 피해의식과 막연한 불신 등을 걷어내는데 도움이 되었다. 또한 쉼터에서 공동체 생활을 하고 있거나 일상적 결합이 높은 클라이언트들의 현실적인 관계 개선의 계기가 되기도 했다. 가장 중요한 의미는 성매매 과정에서 각자가 지니고 있던 추상적인 삶의 목표를 ‘지금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목표로 설정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참가자들의 성적인 경험과 의견이 거침없이 쏟아져 나왔고, 자신들의 욕구에 따른 적절한 지원을 더욱 폭넓은 조건 속에서 판단하고 선택할 수 있었다. 십대들을 만나 상담하는 것은 우선 그들의 생각, 몸짓, 태도, 언어, 느낌들을 이해하는 것이 바탕에 깔려야만 가능하다. 만남이 상담으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방법과 동기부여가 모색되어져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이 프로그램은 새로운 형식으로 성매매에 노출되어 있는 청소년과 함께 한 의미 있는 시도로 평가된다.